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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일지

어느 개발자의 중소기업에서 대기업, 이직 회고록

by Remover 2020.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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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입사하여, 2020년 4월 퇴사하고 새로운 직장에 이직한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2018년 3월, 첫 회사 입사

우연한 기회로 서울 역삼쪽에 위치한 AI, 빅데이터 회사에 인턴으로 입사하게 되었고 인턴 기간을 시작으로 개발자로써 돈을 벌기 시작했다. 연봉은 약 3,000만원이었다. 많이 준다고 생각했다. 빅데이터에 관련 된 업무를 진행하다보니 데이터 파이프라인에 대한 업무를 많이 진행했다. Kafka, Spark, Storm, ElasticSearch 등 데이터를 다루고 분석하기 위한 오픈소스들과 많이 부딪치게 되었다. 학부에서 배웠던 지식과는 너무나도 다른 내용들에 스스로 공부를 하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든 업무 구조였다. 계약 연봉이 생각보다 작은것이라는 걸 알았다. 하지만 IT 대기업을 스펙으로 뚫기에는 힘들다는 판단이 있었다. 경력을 쌓기 위해 2년정도를 이를 악물고 버티기로 했다.

 

나가는 사람은 많지만 들어오는 사람은 적었다. 내가 입사하고 2-3명의 사람들이 나갔지만 채워지는 사람들은 없었다. 중급 개발자가 필요했지만 회사에서는 중급 개발자를 뽑지 않았다. 뽑지 않은 것인지, 못 뽑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업무에 대해서 배우기에는 어려운 환경이었다. 중소기업의 현실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야근도 많이 했고, 모르는 부분을 공부하기도 했다. 주말에도 일을 했고, 공부도 했다. 내 삶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었고 힘들었다.

 

여러 프로젝트를 하며, 여러 고객사와 커뮤니케이션하며 일을 하기에는 신입 개발자인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는 사람이었고 그거 공장의 부품처럼 프로젝트를 마무리 하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일 뿐이었다. 변수명, 함수명, 가독성, 테스트 케이스 등을 따질 것도 없이 돌아가기만 하면 그걸로 만족할 수 밖에 없는 개발 기간과 개발 환경에서 근무를 진행했다. 

 

2019년 연봉협상

2019년 연봉협상에서는 약 200만원 정도의 연봉이 올랐다. 많이 오를거라고 생각하면 많이 오를 걸 수 있지만 받는게 적었던 만큼 많이 오른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돈에 큰 욕심은 없어서 불만은 없었다. 이보다 적게 받는 중소기업도 많을 거라 생각했고, 2년이라는 기간을 버티기 위한 그저 배움을 위한 기간이라고 생각하고 버텼다. '지금 배우는 이 기술들이 다른 기업에서는 겪어보기 힘든 기술 일 수 있으니 기회로 삼자'라는 생각으로 2년을 버텼다.

 

2020년 3월, 퇴사

2년이 지나고, 처음에는 어렵던 오픈 소스들을 다루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공부의 성과라고 생각하니 뿌듯하다. 2020년이 되자 회사 팀의 구조가 변경되었다. 그렇게 갑자기 도커와 쿠버네티스를 도입하여 MSA 환경을 만들겠다는 대표의 의견에 맞춰 개발팀은 그런 부분 개발에 힘을 써야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도커와 쿠버네티스를 잘 알지 못했고, 회사 솔루션은 MSA에 특화된 솔루션도 아니었기 때문에 신경써야하는 부분도 많았다. 그런 부분들을 상부에 보고했지만 상부에서는 '그런 걸 왜하고 있냐', '이건 돌아가기만 하면 되지 않는가?' 라며 그저 간단하게만, 그저 아무것도 아닌것 처럼 말하는 상사를 보며 이제는 회사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직 할 곳은 정해지지 않았다. 코로나로 인해 불안감도 있었다. 취직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있었으나 나는 나를 믿었다. 

 

그렇게 2년간의 기간을 끝으로 회사를 퇴사했다.

 

회사를 다니며 이직준비를 꾸준히 해왔다. 만 2년이 되기 전인 1월부터 이력서를 써보고, 했던 프로젝트들과 했던 작업들을 정리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퇴근하고 나서는 이력서를 작성하고, 출근하고, 퇴근 후 이력서를 작성하고 하는 나날을 반복했다. 설날에는 시골에도 내려가지 않고 이력서 작업만 했다. 원티드에서 많은 곳에 이력서도 내보고, 네이버, NHN, SK, 티몬 등 여러 IT 기업에 이력서를 제출했다. 연락오는 곳도 많았지만 직무가 맞지 않는 곳이면 거절했다. 파이프라인이 아니라 서비스를 위한 개발을 하고 싶었고, 그렇게 줄이다보니 남는 곳은 IT 대기업이었다. 그곳을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그저 할 수 있는게 그것 밖에 없었다. 퇴사 전 나는 위 기업 중 한 곳에 1차에 합격해서 2차를 준비하는 기간이었다. 떨어진 곳도 많다. 그럴 때마다 불안감은 나를 덮쳤다. '취직 못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으로 잠을 이루지 못 할 때도 많았다. 그럴수록 더욱 더 열심히 준비했다. 이전 회사에서 배우지 못했던 부족한 부분들, Spring Boot, Mysql 등 서비스 위주의 개념들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공부하며 이직을 준비했고, 잘 알고 있는 지식인 빅데이터 관련 오픈 소스(카프카, 스톰, 스파크, ES) 등에 대해서도 다시 공부하 지식을 정리했다.

 

대기업 2차 면접에서는 Spring Boot에 대한 내용들을 주로 면접 질문으로 받았다. 면접보는 동안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먼저 들었다. 면접 본날 소주를 마시기도 했다. 운이 좋았는지 3차면접을 보게 되었고, 3차 면접도 합격하여 지금은 열심히 다니고 있다.

 

2020년 4월, 대기업 입사

대기업 에 입사해서 든 생각은 자유가 있는 만큼 책임도 있다. 어떤 업무에 대해서 자유롭게 진행하지만 책임도 그만큼 있기 때문에 꼼꼼하게 개발을 진행한다. 그리고 어떤 문제에 대해서 혼자 해결하려고 노력하기 보다 모두가 같이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개발문화가 너무나도 좋았다. 문제가 터졌을 때, 내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나몰라라 하기 보다 왜 그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함께 고민하고 어떻게 방지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는 문화가 너무나도 좋았다.

 

 

2년간 다녔던 중소기업에서 배웠던 지식들이 대기업  내에서 중요한 경험으로 쓰이고 있다. 그 때 당시에는 느끼지 못했던, 너무나 힘들었던 시간들이 지금의 나에게는 많은 도움을 주었고, 값진 경험이었다. 

 

모두들 고민하고 생각할 것 같다. 지금 배우는 지식이 정말 쓸 곳이 있는 지식인지, 왜 배워야하는지 고민할 때가 많을 것 같다. 나도 그랬으니까. 어느순간에는 도움이 되는 순간이 꼭 온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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